한의사가 되고 처음 배운 건 진단이 아니라 '기다림'이었습니다. 군의관 시절, 특공대원들의 부상은 화려한 병명이 아니라 단순한 통증으로 시작해서 방치되면 만성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. 그때 배운 건, 통증은 참는 게 아니라 초기에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.
이후 자생한방병원에서 5년간 척추관절 환자만 진료하면서, 디스크 수술을 권유받고 마지막으로 찾아오신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. 걸어 들어오지도 못할 만큼 허리가 굳었던 분, 야간통 때문에 몇 달째 잠을 설친 분들이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습니다. 그 경험은 지금도 제 진료의 기준이 됩니다.
그런데 진료를 계속하다 보니, 구조를 바로잡아도 잘 낫지 않는 분들이 있었습니다. 허리는 분명 좋아졌는데 두통이 남아있거나, 통증은 줄었는데 잠을 못 자거나, 소화가 안 되는 분들. 처음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,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져 있으면, 몸의 구조만 바로잡아서는 회복이 끝까지 가지 않는다는 것을요.
그래서 활짝한의원은 통증과 자율신경, 이 두 가지를 함께 진료합니다. 한쪽만 보고 치료를 끝내지 않겠다는 게 제 원칙입니다.
활짝은 활짝 피어나다, 활짝 웃다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. 통증이나 자율신경 증상으로 오래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, 치료 이후엔 다시 활짝 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. 거창한 약속보다, 한 분 한 분이 편안해지는 그 과정에 집중하겠습니다.